2021년을 장식한 Top 100 와인
올 한해도 JamesSuckling.com은 다양한 와인을 시음했습니다. 지난 12개월동안 거의 25,000병의 와인을 맛보고 평가했는데, 1년 내에 이렇게 많은 와인을 시음하고 평가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음하는 동안, 우리 팀 모두를 설레게 한 많은 와인들을 만났습니다. 2018년 보르도와 나파의 레드와인 뿐만 아니라 2020년 빈티지의 독일과 오스트리아 화이트와인도 깊은 인상을 남겼고, 아르헨티나, 호주, 캘리포니아 그 외 지역, 이탈리아 그리고 뉴질랜드 또한 다양한 탁월한 와인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칠레, 헝가리, 포르투갈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몇 가지 너무 소중한 와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홍콩에 있는 사무실에서 거의 대부분의 와인 시음을 진행했습니다. 전세계의 와이너리는 우리에게 와인 샘플을 보냈고, 홍콩은 와인에 따로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떄문에 와인 배송은 꽤 수월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와인을 시음하고 줌 채팅을 통해서 시음한 와인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외에도 팀의 에디터인 스튜어트 피곳 (Stuart Pigott), 닉 스톡 (Nick Stock), 빌 맥헤니 (Bill Mcllhenny)와 네이선 슬론 (Nathan Slone)이 유럽, 호주, 그리고 미국 전역을 방문해서 와인생산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같이 시음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거의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저를 포함한 몇몇의 사람들은 거의 여행을 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몇몇의 에디터가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정보를 접하고 와인을 시음할 수 있었기에 더 풍부한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서 다양한 와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이 와인 업계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다보니, 인스타그램을 통한 정보 전달이 제일 많았습니다. 11월 17일 기준으로 292,437명이 우리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웹사이트와 뉴스레터의 소식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올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와인 100 리스트를 만들면서 고려한 가장 큰 기준은 와인의 전반적인 수준, 퀄리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00개의 와인 중 98점 아래의 점수를 받은 것은 없습니다. 추가적으로 고려한 사항 중 하나는 적어도 4,000병 이상이 생산 되었는지 여부였습니다. 그 후에 가격적인 측면을 고려했고, 그리고 얼마나 큰 “와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력을 가졌는지를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려한 기준은, 와인의 완성도를 판단하고 시음하는 우리에게 몇몇 와인이 감정적으로 얼마나 큰 감동을 주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10개의 최상위 와인
올 한해를 보내면서, 정말 감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2021년에 시음한 와인 중 최고의 와인 10개는 다 100점짜리였습니다. 그렇게 100점을 받은 와인이 총 38개입니다. 좋은 떼루아의 느낌을 잘 살린 양조법을 사용해서 만든 어마무시한 싱글 빈야드 와인에서부터, 너무나 감동적인 빈티지 샴페인, 그리고 정말 너무 작은 생산량일지라도 정성을 들여만든 스위트 와인 등 다양한 와인이 포함되었습니다.
오랜 기다림끝에 뉴질랜드의 와인이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쿠메우 리버 샤르도네 쿠메우 마테스 빈야드 2020 (Kumeu River Chardonnay Kumeu Mate’s Vineyard 2020)이 바로 그 와인입니다. 처음으로 레드가 아닌 화이트 와인이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섬나라 뉴질랜드는 피노누아나 소비뇽 블랑이 잘 만들어지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비하여,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뉴질랜드의 샤르도네로 만든 와인이 정말 국제적으로 경쟁하기에 뒤지지 않는 와인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특히나 프랑스의 버건디 지역과도 경쟁해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질랜드에 제가 처음 간 건 2012년 10월입니다. 자연경관에 정말 너무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략 10일 정도 여행을 하면서 뉴질랜드의 주요한 와인 생산지와 와인생산자들을 만났습니다. 깨끗하게 잘 양조된 많은 와인을 시음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중 손에 꼽힐 정도의 몇몇 와인만이 지역의 복합성과 자연을 잘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특성을 잘 뽑아내는 몇 안되는 와인 생산자중 하나가 브라코피치가문의 쿠메우 리버 에스테이트습니다. 이 가족은 전세계적으로 꼽힐 정도로 그들의 양조기술과 포도밭 관리 노하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전, 우리에게 기고하는 닉 스톡 에디터가 뉴질랜드를 일년에 여러번씩 방문해서 와인을 시음하고 생산자를 만나곤 했습니다. 우리팀 모두가 쿠메우 리버 샤르도네의 큰 팬인건 더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또 다른 기고자인 스튜어트 피곳 에디터가 런던에서 진행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쿠메우 싱글 빈야드 와인 11개의 빈티지를 시음했는데 (싱글 빈야드 샤르도네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이 와인들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서 숙성이 잘 되었고,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했습니다.
더 보기: 세계의 최고: 지속적으로 멋진 쿠메우 리버 샤르도네
이 가족은 30 헥타르 (74 에이커)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고, 북섬의 오클랜드 북쪽에 위치한 쿠메우 리버의 10 헥타르 정도의 포도밭에서 나는 포도를 재배하는 생산자랑 장기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인 마테를 딴 싱글빈야드 마테는 대략 2.6 헥타르 정도의 크기입니다. 1990년대부터 있었던, 이 와이너리의 가장 오래된 포도밭입니다.
기후는 전반적으로 서늘하고, 한여름의 대부분의 날에도 섭씨 30도(화씨 86도)를 넘지 않습니다. 거의 매년, 밝은 햇살이 포도를 천천히, 그리고 좋은 컨디션으로 익게 합니다. 두터운 진흙땅과 서늘한 기후가 함께하면서 프랑스의 버건디보다 전반적으로 더 서늘합니다. 이는 지구 온난화 떄문이기도 합니다.
쿠메우 리버에서는 샤르도네 전체 송이를 다 같이 프레스하고, 야생 효모를 사용해서 발효시킨다음, 일년 정도 효모앙금과 함께 숙성됩니다. 새 오크통의 사용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생산되는 와인은 산뜻하면서도 잘 익은 복합미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쿠메우 리버 샤르도네 쿠메우 마테스 빈야드 2020 와인은 타의 추종을을 불허할듯한 강렬함과 복합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 와인을 뉴질랜드의 몽라셰라고 부릅니다. 거기다가 이 와인은 병당 50달러에 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좋았던 올해의 와인은 사실 Top 100 와인에 처음으로 포함된 와인입니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이 Top 10 와인에 포함된 것은 처음입니다. 바로네 리카솔리 키안티 클라시코 그랑 셀렉지오네 세니프리모 2018 와인은 (Barone Ricasoli Chianti Classico Gran Selezione Ceniprimo 2018) 그랑 셀렉지오네의 이름에 걸맞는 퀄리티의 와인입니다. 이미 너무 유명한 토스카나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새롭게 지정된 와인 지역이고, 키안티 클라시코에서 싱글빈야드 중 최고의 퀄리티를 보이는 지역입니다. 세니프리모의 싱글빈야드는 투명하고 매끄러운 구조를 가지고 있고, 계속해서 이 와인을 마시는 걸 멈출 수 없을 것입니다. 1870년대에 키안티 클라시코를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리카솔리 가족이 만든 와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와인은 의심할 여지없이 독일 최고의 생산자 중 하나인 돈호프의 최고의 싱글빈야드 리슬링으로 만든 돈호프 리슬링 나헤 헤르만숄 GG 2020 (Dönnhoff Riesling Nahe Hermannshöhle GG 2020) 입니다. 가파른 언덕에 위한 돈호프 가족의 포도밭에서는 세계에서 매우 경쟁력있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 생산됩니다. 그리고 매년 우리가 시음하는 최고의 와인 중에 돈호프 와인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돈호프 리슬링 나헤 델쉔 2019 (Dönnhoff Riesling Nahe Dellchen 2019)이 Top 100 와인 중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헤르만숄 GG 2020 와인은 잘 익은 복숭아와 배의 느낌을 가진 화이트 와인이면서도, 미네랄 가득한 풍미를 보여줍니다.
완벽하게 잡힌 균형
아직도 에디터 닉 스톡이 우리가 올해 4위로 정한 마운트 매리 야라 밸리 퀸텟 2019 (Mount Mary Yarra Valley Quintet 2019)에 관한 이메일을 보냈던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 이메일은 “정말… 너무 너무 좋다.” 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보르도 블렌딩인 이 와인은 우리가 시음해 본 호주 와인 중 손꼽힐 정도로 좋았습니다. 닉이 말하길, 이 와인은 집중도가 좋았고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이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 44%, 메를로 30%, 카베르네 프랑 6%, 말벡 5%와 쁘띠 베르도 5%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완벽하게 잡힌 균형이란 말은 5위를 차지한 오베르 샤르도네 나파 밸리 슈가 섁 에스테이트 빈야드 2019 (Aubert Chardonnay Napa Valley Sugar Shack Estate Vineyard 2019) 에도 쓸 수 있습니다. 손 끝에서 만들어진 이 샤르도네 와인은 매우 세밀하면서도 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인 마크 오베르는 미국에서 샤르도네 와인을 가장 잘 만드는 생산자이고, 포도재배와 양조에 있어서 엄청난 안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에 관해서 매우 세밀하게 그는 설명합니다. 그는 저에게 스위스 시계장인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입니다.
더 컨티뉴엄 나파 밸리 세이지 마운틴 빈야드 2018은 우리가 꼽은 6번쨰 와인입니다. 보르도 블렌드로 만들어졌고, 나파밸리 2018년 빈티지의 완성도 높고 조화로운 와인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컨티뉴엄의 마운틴 빈야드는 유기농법으로 길러진 포도로 매우 탁월한 와인을 만들어낸다. 오너이자 베테랑 와인메이커인 팀 몬다비와 그의 딸 카리사와 키아라는 프리챠드 힐의 서브 지역의 특징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정교하게 보여줍니다. 강렬하면서도 매우 깨끗하며 여운이 긴 와인입니다.
때땡져 샹파뉴 꼼뜨 드 상파뉴 블랑 드 블랑 2008 (Taittinger Champagne Comtes de Champagne Blanc de Blancs 2008)은 제가 시음해 본 블랑 드 블랑 샴페인의 고급 뀌베 중 제가 생각하기에 제일 구조감이 좋은 와인입니다. 이번에 우리는 이 와인을 7위로 꼽았습니다. 샴페인에서 2008년은 매우 좋은 빈티지였어서, 이 와인도 매우 단단하고 깊은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 모든 미각을 하나하나 매우 열정적으로 깨우는 듯한 느낌 또한 줍니다. 이 꼼뜨 드 상파뉴는 지금 바로 마시기에도 너무 좋지만, 잘 만든 샤르도네 와인 처럼 몇십년간 숙성 잠재력이 있습니다.
로마노 달 포르노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몬테 로돌레타 2015 (Romano Dal Forno Amarone della Valpolicella Monte Lodoletta 2015 ) 는 우리가 뽑은 8번쨰 와인입니다. 우리가 시음한 와인 중 아직 어리지만 너무나 대단한 와인입니다. 이 와인을 통해서 이 지역의 아마로네가 뭔가 강렬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조금 더 정확도 있고 균형미가 살아있는 와인을 만들고자 한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여전히 매우 풍부한 스타일이고, 그렇게 만들어져야하는 와인이지만, 탄닌이 과일의 구조도 잘 머금고 있습니다. 타르, 자두, 대추, 커런트 계열의 과일, 비터 오렌지 리큐르, 숙성된 발사믹, 구운 생 허브, 시나몬, 구운 밤, 블랙티와 감초 등의 아로마와 맛이 층층이 느껴집니다. 시음 에디터인 조 쿡에 따르면, 이 와인은 진하고 타르 느낌이 항상 있으면서 그 안에서 엄청난 집중도를 보여주지만, 그 안에서도 또 매우 중심이 잘 잡혀있습니다. 아마 지금 바로 이 와인을 열어서 마시고 싶어하는 와인 전문가는 아마 없을겁니다.
특징과 조화
아홉번쨰로 선정된 와인은 도미너스 나파밸리 2018(Dominus Napa Valley 2018)이고, 이 와인은 내 개인적으로 미국 와인 중 제일 좋아하는 레드와인입니다. 오너인 크리스챤 무이와 와인메이커 토드 모스테로, 그리고 그들의 도미너스 팀은 그들의 욘트빌 포토밭에서 어떤 특징을 잡아내고 어떤 조화로움을 주어야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그 능력은 2018년에 포도를 기를 때 잘 나타났습니다. 이 날 전 와인을 시음하며 마술카페트를 타고 날아다니는 거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가볍고 벨벳처럼 부드럽게 입에 닿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10번쨰 와인은, 샤또 트로타노이 포므롤 2018(Chateau Trotanoy Pomerol 2018) 이다. 보르도의 2018년 빈티지를 매우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병 당 $300이 조금 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같은 빈티지의 다른 100점짜리 와인에 비하면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이 전설적인 모르도와인은 이 빈티지에서 만들어지는 최고의 와인에서 느껴지는 살집과 따뜻함을 보여주면서, 또한 기대이상의 긴장감과 깊이, 집중도를 보여줍니다.
자꾸만 올라가는 가격에 대한 압박
이번에 Top 100 와인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발견한 한 가지는, 전세계의 와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와인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유행병을 겪으면서 고급 와인에 소비는 더 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떄문에 이런 잘 만든 와인의 생산량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아침 서리라던지 해일, 가뭄, 산불 등이 모두 와인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입니다. 아마도 새해에도 이런 전세계의 고급 와인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도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전세계 몇몇 와이너리들은 아직 가격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 호주, 오스트리아, 독일 그리고 뉴질랜드 와인들의 가격이 아직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지속적으로 이 지역의 와인을 발굴하는데 노력을 더 쏟을 것입니다.
올해 Top 100 와인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한건, 22개의 와인을 올린 프랑스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2018년 빈티지 보르도입니다. 미국이 21개 와인으로 두번째이고, 대부분 2018년 나파밸리 레드와인입니다. 이탈리아 와인은 15개, 독일 와인은 12개, 호주는 7개, 아르헨티나는 6개, 스페인은 5개, 칠레는 4개, 뉴질랜드는 3개입니다. 리스트 중 2개는 오스트리아 와인이고, 헝가리, 포르투갈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와인도 각각 1개씩 포함되어있습니다.
몇 달 안에 순차적으로 소개될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호주, 칠레, 중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뉴질랜드, 스페인 그리고 미국의 Top 100 와인 리스트를 기대해주세요. 올해 시음하면서 만난 수천개의 다양한 와인을 곧 소개하겠습니다.
James Suckling, 체어맨/에디터